작년 아카데미 시상식 '다큐멘터리' 부문 수상작 <맨 온 와이어>, 그 때 당시 아카데미 시상식을 지켜보면서 (보지 못했던 영화 중) 보고싶었던 영화가 몇작품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이 작품이었다.

다큐멘터리는 상당히 위험한 쟝르이다. 관객으로하여금 모든것이 사실로 받아들이게 만드는데 많은 다큐멘터리 작품이 기존에 모르고있던 문제점, 부조리 등을 꼬집는다는데 있어서 이러한 특징은 많은 위험성을 내포하고있다. 많은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기존의 영화와 마찬가지로 프리 프로덕션부터 영화가 나아가야할 방향이 정해지고 편집이라는 과정을 거치면 다분히 의도적인 연출이 생긴다. 그래서 그 위험성이 더 크다고 생각하며 개인적으로 '마이클 무어'의 작품을 볼때는 상당히 조심스럽고 최대한 나의 주관을 유지하고 걸러내면서 보려고 노력하는편이다. 이러한 나의 관람 습관은 모든 다큐멘터리 쟝르로 확대되었다.

하지만 <맨 온 와이어>는 이것을 다큐멘터리로 받아들여야할지부터 고민하게된다. 영화의 진행 형식은 인터뷰와 그에따른 나레이션을 적극활용하는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보여주고있지만 영화 자체는 내게 드라마로 인식되었다.
영화는 한 줄타기 곡예사가 지금은 9.11로 무너져내린 세계 무역센터의 두 건물사이에 줄을 설치하고 곡예를 벌이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있다. 이 곡예사 '필리페'는 17살때 치과에서 우연히 읽은 세계 무역센터에 관한 기사를 본 이후 계속해서 이러한 꿈을 꾸었고 그것을 위해 끊임없이 달려왔다. 이 세기의 사건은 당시 우리나라 언론에서도 거론됐을만큼 세계적으로 많은 화제가 되었었는데 '왜 그랬냐'는 질문에 그는 '이유가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 우리는 모두다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 꿈을 가지는데, 그 꿈을 실행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과연 필요할까? 그것은 꿈이라는 것만으로도 완벽한 이유를 가지고있다. 물론 필리페의 꿈은 '불법'이지만 영화속 인터뷰에서 누군가가 거론했듯이 이는 그 어떤이에게도 피해를 주지않는 '불법'이다. 그 꿈속에는 그 어떤 명예욕, 권력욕, 그리고 제물욕도 없다. 자신의 자아 깊숙히 존재하는 열망을 실행하고자하는 욕심만이 존재한다.

사실 서사적 고조도 눈에 띄게 크지않고 커다란 감동을 직접적으로 요구하지도 않지만 나라의 내외적인 사정이나 그러한 세상속에서 힘들게 혹은 무의미한 하루하루를 반복하는 사회인들에게 <맨 온 와이어>는 가슴속 깊은곳의 꿈틀거림을 선사한다. 이 영화를 통해 관객은 언제부터 잊고 살았던 자신의 꿈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고 필사적으로 꿈을 실연했던 필리페를 통해서 다시금 꿈을 향한 작은 시작에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실존했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의 형식으로 풀어냈을 뿐이지 한 사람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중요하고 아름다운 메시지를 담고있는 드라마이다.

잠시 잊고 살았던 꿈을 다시 끄집어내고 그것을 향해 달려가자.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이유따위는 필요없다.

Posted by sup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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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08 16:16 신고

    영화가 드라마같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그냥 영화를 다큐형식을 빌려 찍은 듯 보이더군요 ㅎ
    (실제로 직접 연출해서 찍은 장면도 있지 않았나요? 쌍둥이빌딩에 잠입하는 장면...)
    저 위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

    • 2010.02.08 16:45 신고

      네 재연의 방식으로 이루어진 장면들도 적지 않다고 들었는데... 재연 배우의 생김새가 워낙 똑같아서 구분하기 힘들더군요 ㅋ

  2. 2010.02.18 21:22 신고

    자신만의 꿈을 위해 젊은 날에 최선을 다했던 어떤 사람에 관한 영화를
    자신만의 꿈을 위해 젊은 날에 최선을 다할 준비가 된 이가 보고 남긴
    감상문이로군요. ^^

    • 2010.02.19 00:22 신고

      네. 잊지 말아야죠. 꿈을 가져야하고 꿈을 향해 나아가야하고 정말 최선을 다해야 얻어진다는 것.
      포스터라도 구해서 걸어놔야겠네요. 나약해질때마다 보고 정신차리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