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12월이 며칠 더 남았고, 개봉할 영화도 있으나.. 이쯤에서 최고의 영화를 월별로 꼽아 보았다. 사실 애초의 계획은 한편 혹은 5~6편을 선정해보려고 했는데.. 영화를 좀 관대하게 보는편이라 그런지 이게 진짜 좀 어렵드라.. 그래서 월별로 선정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정리를 하면서 의외였던 점은 여름 성수기에 영화를 더 조금 봤고, 고르기가 더 수월했다는 점이다. 영화 관람 횟수가 성수기에 줄어든 것은 아마도 일때문에 바빴던 것도 한몫했겠지만.. 성수기를 맞이하여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영화들은 오락성은 높으나, 작품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선정 기준은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요소, 즉 오락성도 어느정도 반영하려했으나.. 역시 지극히 주관적이다. 영화는 개봉일 기준이며 극장에서 새롭게 개봉하는 작품만을 선정하였다. (<대부>처럼 리마스터링 재개봉이나 각종 영화제를 통해 재개봉한 작품은 제외했다는 말이다)

1월

1월의 베스트로 <500일의 썸머>를 꼽았다. '주이 디샤넬'과 '조셉 고든-레빗'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뛰어난 영상미와 더불어 사랑은 달콤하면서도 씁쓸하다는 이야기를한 영화로 기억된다. 그 씁쓸한 구석이 이 영화를 더욱 빛나게 해주었다. <브릭>부터 주목하고 있었던 조셉 고든-레빗은 이 작품속에서 역시 좋은 연기를 보여주며, 올 여름 전세계를 강타한 <인셉션>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감독 '마크 웹'은 리부트되는 <스파이더 맨 4>의 연출자로 내정되었다. 또한 이 영화를 통해 '클로이 모레츠'를 발견한 것은 영화팬으로서 2010년 큰 수확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경합 작품 <더 로드>, <줄리 & 줄리아> / 사실 작품성 면에서는 <더 로드>에게 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으나 무거운 내용과 영상은 대중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무리가 있었고, <줄리 & 줄리아>는 남성 관객들에게 어필하기 힘들지 않나 싶다.

2월

2월의 베스트 선정은 큰 고민없이 <밀크>를 골랐다. 미국 개봉당시에도 봤었고, 한국에서 개봉했을 때도 다시 본 영화 <밀크>. '하비 밀크'라는 실제 인물의 삶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표현한 이 영화는, '구스 반 산트'감독이 적극적으로 인물에게 다가가지도, 영웅화 시키지 않아도 관객이 스스로 인물에게 다가가게 만든다. 하비 밀크 역을 맡은 '숀 펜'은 정말 완벽한 연기를 보여줬으며, 덕분에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의 영예를 안게되었다. 배우들의 연기, 이야기 그리고 연출 모든게 완벽했던 영화 <밀크>이다. (대중적 재미는 사실 조금 아쉽다.)

*경합 작품 <맨 온 와이어>, <위핏>, <의형제>, <어웨이 위 고> / 얼마전 터진 김기덕-장훈 감독의 불미스러운 일때문에 <의형제>가 밀린 것은 절대 아니다. 내게 <밀크>는 2000년 들어 본 영화 중 베스트 안에 꼭 들어갈 영화이다.

3월

3월은 정말 한작품을 고르기가 가장 힘들었던 달이다. 사실 흥행성적은 대부분 저조한 (손익분기를 넘겼든, 못넘겼든간에) 영화들인데, 영화팬들에겐 거의 성수기 수준으로 좋은 작품이 쏟아져나온 한달이 아니었나 싶다. 장고끝에 꼽은 영화는 관객수 99만을 찍은 <셔터 아일랜드>이다. 배급을 맡은 'CJ Ent.'쪽도 이정도 흥행성적은 기대하지 않았다고 했을만큼 영화가 개봉하고 극장에서 내려갈 때까지 '진실'에 대해 수많은 이야기를 양산했던 작품이다. '마틴 스콜세지'는 이 영화를 통해 미친 미쟝센을 보여주었으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마크 러팔로', '벤 킹슬리'로 이어지는 라인업 역시 훌륭한 연기로 관객들을 압도했다. 아직까지 실행에 옮기지 못했고, 앞으로도 언제 할 줄 모르는 것 중 하나가 이 영화를 쇼트별로 분석해보고 싶을 정도로, 쇼트하나하나에 스콜세지 감독이 담은 연출은 미학적으로나, 스토리텔링적으로나 완벽함을 보여준다고 느꼈었다.

*경합 작품 <경계도시 2>, <바보와 천사>, <시리어스 맨>, <예언자>, <인 디 에어> / 다른 작품은 현실상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인 디 에어>의 부진은 정말 이해도 안되고, 안타깝다.

4월

처음 <킥 애스>의 예고편을 봤을 때, 이 정도로 영화를 좋아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사실 단순히 '클로이 모레츠'의 출연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 작품은 <아이언맨 2>가 개봉하기 전 에피타이저와 같은 역할을 기대했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영화를 본 후 이 물건은 어디서 튀어나온건지.. 기존의 히어로 무비와 다른 방향에서 시작하는 영화는 이전에 웰메이드 히어로 무비로 평가받는 영화들보다 가볍게 진행된다.........라고 어떻게든 포장하지만 사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모두다 '힛 걸' 만세를 외치며 클로이 모레츠를 단숨에 유망주에서 메인스트림으로 옮겨놓는 계기가 된 영화가 되겠다. 국내 개봉당시 이미 미국에서는 속편 제작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어서 빨리 속편을 개봉해주길.. 현기증 날 것 같단말이에요!!

*경합 작품 <블라인드 사이드>, <우리 의사 선생님>, <작은 연못>, <허트 로커> / 아카데미 작품상마저 재껴버린 사심 가득한 선정..

5월

사실 아까 트위터에는 다른 작품으로 선정해서 올렸다.. 그러다가 뒤 늦게 이 작품이 5월 개봉작이라는 것을 깨닫고 살짝 망설이다가 바꿨다. 올해 '홍상수 감독'은 <하하하>와 <옥희의 영화> 두 편을 개봉했는데.. 개인적으로는 <하하하>가 더 마음에 들었다. 이유는 정확하게 설명하기 힘들지만.. 뭐.. '김상경'의 유무, <하하하>를 보면서 좀 더 많이 웃었다는 것.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독특한 전개 방식과 홍상수 영화스러운 캐릭터들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는 이 작품을 (개인적으로) 홍상수의 역대 작품들 중 상위권에 올리고 싶을 정도이다. (최상위는 아직까지 <생활의 발견>)

*경합 작품 <드래곤 길들이기> / 아마 드림웍스가 <슈렉 포에버>로 (돈을 벌었지만) 명성을 깍아먹지 않았고, 픽사가 <토이 스토리3>를 올해 개봉하지 않았더라면 이번 시즌에 있을 각종 영화제의 애니메이션 수상은 <드래곤 길들이기>가 휩쓸었을지도 모른다. 3D 효과는 <아바타>를 능가한다는 평이 있었을 정도니까..

6월

경합 작품 없이 쉽게 베스트를 선정한 6월. 만약 <유령 작가>를 봤더라면 <방자전>이 이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김대우 감독'의 전작 <음란서생>도 나름 괜찮게 봤었지만, 역시 대중들의 반응이 좋았기때문에 작품을 보게 되었다. 김대우 감독의 다음 작품은 어떤 작품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일단 그가 그려내는 현대적 느낌이 퓨전된 사극이 마음에 든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송새벽'은 올해 가장 바빴던 조연배우로 거듭났다.

7월

6월과 함께 경합 작품이 없었던 7월. 전 세계를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작품 <인셉션>이다. 본인이 이 영화를 관람했을 때, 영화가 끝나자 많은 관객들이 박수를 쳤으며 (영화제가 아닌 일반 상영에서 이런 모습을 보기는 정말 힘들다), 같은 기간에 개봉했던 대부분의 영화는 <인셉션>과 비교가 되었고, 스스로도 '<인셉션>을 이을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인셉션>을 꺽을 단 하나의 한국 영화'등의 타이틀로 보도기사를 뿌리기 바빴다. 그만큼 힘이 강했던 영화였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배트맨 다크나이트>에 이어서 <인셉션>역시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를 인정받았다. 배우들도 좋고, 연출도, 음악도 너무 좋았다. 특히나 같은 시간, 다른 공간의 교차편집을 영상의 속도 제어로 보여주는 장면은 영화가 다른 예술 작품들과 어떻게 차별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8월

말이 필요없는 <토이 스토리 3>, 이 작품을 통해 픽사는 왜 본인들이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 제작회사인지 또 다시 증명했다. 특히나 이전의 시리즈를 보고자란 세대들에게는 시리즈의 끝을 장식하는 이 작품이 가지는 의미가 남다르다고 생각된다. 업계 종사자들 마저 '애니메이션은 애들이나 보는거지'라는 잘못된 생각때문인지 더빙판만 죽어라 개봉해준 덕분에, 무척이나 어렵게 자막 버젼을 안경쓰고 어린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었다. 햇살이 쨍쨍하던 주말 오후에 나는 눈물을 닦느라 정말 고생했다. 안녕.. 우디... 버즈..

*경합 작품 <악마를 보았다> / 다른 사람이 쓴 시나리오로 자신의 장점을 확실하게 보여준 '김지운 감독', 언론과 등급위원회에서 그렇게 호들갑 떨지만 않았어도 이 작품에 대한 만족감은 더 높아졌을 것 같다.

9월

<아저씨>, <악마를 보았다> 등 올 여름 국내 영화의 특징은 '피'였다. 그 중 가장 좋은 완성도를 보여준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은 비록 앞선 두 작품보다 많은 관객을 끌어모으지는 못했지만, 작품성 하나로 확대 상영까지 이어지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하였다. '무관심'과 '멸시'등이 어떻게 기폭될 수 있는지 보여준 '김기덕 감독'의 제자인 '장철수 감독'은 올해 데뷔한 국내 감독들 중 가장 눈에 띄었다.

*경합 작품 <옥희의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 / 최근에 나온 한국 로맨틱 코메디 영화들은 보지 못했지만, 오랜만에 괜찮은 한국 로맨틱 코메디 영화를 <시라노; 연애조작단>을 통해서 보게 되었다. 그것도 남자가 중심이었던..

10월

이 영화는 현 정권의 어느 시점에 개봉되었어도 많은 사람들에게 큰 인상을 심어주었을 영화다. 그 만큼 이야기가 가지는 힘이 큰 영화였고, 더불어 캐릭터와 연출 역시 좋아던 영화였다. '류승완 감독'은 (조금은 남아있지만) 지금까지 고집스럽게 유지해왔던 개인의 쟝르적 취향을 과감하게 버리고, 조금 더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내놓았다. 결말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지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야기 자체가 워낙 힘이 있는 이야기였기때문에 작품성도 인정받고, 흥행 성적 역시 좋았던 작품이다.

*경합 작품 <가디언의 전설> / 사실 '잭 스나이더'를 무지 좋아해서 사심을 꾹꾹 눌러담아 경합을 시켰지만.. 아.. 미안해요 잭 스나이더 ㅠㅠ

11월

<소셜 네트워크>는 올해 극장에서 가장 많이 본 영화이다. 개봉 전 유료 시사 소식에 잽싸게 달려가서 보고, 개봉주에 보고, 그 후 친구의 요청으로 또 봤다. '데이빗 핀쳐'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에 이어 '스릴러'가 아닌 작품을 또 들고 나왔다. 처음 '마크'와 '에리카'의 대화 시퀀스는 이 영화가 앞으로 진행 될 방향과 하고자하는 이야기를 모두 응축시켜놨으며, 어두운 하버드 대학교 주변부터 기숙사까지 뛰어가는 마크 시퀀스는 음악, 조명, 모두가 '이 영화는 데이빗 핀쳐 감독이 연출한 영화입니다'라고 써놓은 느낌이다. 장담컨데 영화에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그 장면만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100이면 100명이 이 영화의 장르를 '스릴러'로 꼽을 것이다. 능수능란한 타이밍의 교차 편집, 쇼트의 크기, 렌즈의 선택 등 '데이빗 핀쳐'는 앞으로 영화 연출을 하고 싶어하는 시네키즈들에게 좌절감을 느끼게 할 정도로 천재적인, 완벽한 연출력을 보여주었다.

*경합 작품 <렛 미 인> / 원작이 없었더라면 지금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았을 작품. 우려했던 것보다는 더 괜찮았고, '클로이 모레츠', '코디 스밋 맥피'의 연기도 좋았고,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되었다는 것도 감안해보지만.. 역시 원작은 넘사벽이었다.

12월

12월 개봉작 중 유일하게 관람한 작품이 <황해>이다. 영화가 별로 였으면 '없음'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영화가 괜찮았기에 마지막으로 이 작품을 꼽는다. 올해가 가기전에 감상글을 남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추격자>와 같으면서도 다른 영화' 이 정도가 되지않을까 싶다. '하정우' 연기 정말 좋았다..

번외
남우주연 - 숀 펜 <밀크>
여우주연 - 서영희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남우조연 - 송새벽 <방자전>, <시라노; 연애조작단> 등
여우조연 - 안나 켄드릭 <인 디 에어>



내년에도 좋은 영화를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고, 오랫동안 쉬고 있는 영화글도 꾸준히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sup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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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24 12:38 신고

    잘 봤습니다. 여우조연상이 참 마음에 드네요. ㅎㅎㅎ

  2. 2010.12.26 10:09

    몇편 안본 영화들이 여기 다 있네

  3. 2010.12.29 15:46

    밀크가 2월 개봉작이었구나... 확실히 러닝타임이 좀 길게 느껴지긴 했지만 거스 반 산트의 팬으로써의 자세가 아니므로ㅋㅋㅋ 마지막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그렇게 끝날 줄 알았으면서도 놀랐다고 해야하나? 암튼...